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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비평을
​읽는가

1 / 누가 비평을 읽을까?
저는 2009년부터 2019년까지 대략 10년 간, 여러 문학잡지에 180편 가량의 글을 발표하면서 문학평론가로 활동해왔습니다. 그런데 늘 궁금했어요. "비평은 누가 읽을까?" 

2 / 어떻게 단 한번도?
많은 글쓰기 노동자들이 다양한 장소에서 작업을 합니다. 저 역시 수많은 카페와 도서관, 스터디카페 등등을 가리지 않고 10년 간 이리저리 떠돌며 마감이 닥친 원고를 써왔습니다. 그런데 문득 깨달았어요. 문학평론집을 펼쳐 읽고 있는 다른 사람을 '단 한번도' 실제로 본 적이 없다는 것을요.

 

3 / 왜 문학평론집을 읽지 않는가?
첫째, 보통 작품부터 읽어야 한다고 여기기에 평론은 2차 독서로 여겨진다. 둘째, 문학평론은 문학잡지의 흐름 속에서 작성된 글이기에 잡지를 따라 읽지 않으면 이 글의 맥락을 알기 어렵다. 셋째, 두껍고 무겁다.

4 / 읽히는 비평집은 무엇일까?
작품을 몰라도 바로 읽을 수 있는 비평은 어떤 글일까? 독자에게 생소한 비평적 맥락을 어떻게 하면 쉽게 전달할 수 있을까? 집앞 카페에도 가볍게 들고 나갈 수 있는 크기와 무게로 만들면 어떨까? 이 질문에 대한 답으로서 『침투』(사각, 2021)를 만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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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투를
​소개합니다

1 / 세 가지 종류의 목차
그동안 발표한 180편의 글 중에서 사전 지식 없이, 작품을 미리 읽지 않고도 곧장 진입할 수 있는 열두 편을 골랐습니다. 그런데 이 열두편은 서로 각기 다른 시기에, 각기 다른 의도와 각기 다른 문학관을 바탕에 두고 있습니다. 모두 나름의 맥락이 있고 그 맥락을 구성 자체에 반영하여 즐길 수 있는 목차를 상상했습니다. 그러다보니 목차가 총 세 가지 종류가 되더군요. 

1-1 / 시계의 바늘을 따라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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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시간은 보통 첫 페이지에서 마지막 페이지로 순차적으로 흐릅니다. 하지만 저는 각 글들이 서로 어떤 관계를 갖는지 좀 더 밀접하게 소개하고 싶었어요. 그래서 시계 모양의 목차를 떠올렸습니다. 시침과 분침을 돌려 정각 6시를 만들어보죠. 두 편의 글을 짝지어 읽으면 더 재밌습니다. 왜냐하면 이 두 편은 서로를 비평하고 있거든요. 이런 식으로 저는 시계-목차를 통해 각 글들의 관계를 설정해보기로 했습니다. 독자분들에겐 몇시가 가장 흥미로울지 궁금하네요.  

1-2 / ​지나간 달력을 뒤적이듯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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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투를 이루는 열두 편의 글은 2008년부터 2020년까지 발표된 글들입니다. 특별히 한국사회의 정치적 배경을 크게 염두에 두지 않고 작성한 글들이라고 여겼는데, 시간이 꽤 흐른 지금 이 책은 이명박, 박근혜 정권 하에서 문학을 한다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한 기록물로 읽히기도 합니다. 타임라인-목차는 이를 가시화하기 위해 네 개의 층위로 구성되었습니다. 1단은 각 년도의 대표적인 사회적 사건들, 2단은 이에 대응하는 작가운동의 활동들, 3단은 문학잡지를 통해 형성된 비평적 담론들, 마지막 4단엔 열두 편의 글이 발표 순서대로 배치되어 있습니다.

1-3 / 궁금한 주제만 펼쳐서 골라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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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도가 피로하게 느껴지는 독자분들도 계실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각 글들의 관계보다는 그저 독립된 한편, 한편을 간단히 읽기 원하는 독자분들을 위한 목차도 필요하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각 글들이 무엇을 고민하고 있는지 간단한 부제를 붙여 한눈에 주제를 파악할 수 있는 목차를 만들었어요. 어쩌면 가장 일반적인 종류의 목차가 되겠네요.

2 / 입구와 출구가 있는 열두 개의 방

목차가 시간(시계와 달력)을 다룬다면, 열두 편의 글을 공간으로 비유해보죠. 열두 개의 방이 있습니다. 각 방은 입구와 출구를 가집니다. 입구에서는 '들어가며'를 통해 각 글들이 어떤 맥락 하에 요청받았는지를, 출구에서는 발표 후에 생각했던 것들을 '나가며'를 덧붙여 작업노트로 정리했어요. 이미 맥락을 아시는 독자분들은 글귀를 읽지 않고 바로 본론으로 들어가시면 되고, 그 맥락을 잘 모르는 독자들은 안내문을 읽으면 비평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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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 재고가 남지 않는 제작수량

사각은 1인 출판사로서 재고를 관리하기 힘들어요. 그래서 선판매 방식으로 구입을 결정하신 독자분들의 숫자에 맞게 인쇄하려고 합니다. 1쇄도 같은 방식으로 제작하여 재고가 남지 않았고, 2쇄도 마찬가지로 선판매 형식으로 진행합니다. 2쇄 판매는 7/1~7/5 기간에 진행되며, 이 날짜에 주문이 들어온 수량을 올림 처리하여 제작하고자 합니다. 올림으로 발생한 재고는 소진 시까지 판매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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